심리상담 속에서의 경청의 실례

February 20, 2019

 

심리상담 십수년, 그 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적지 않은 클라이언트를 만나왔다.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끝모를 우울의 늪으로 빠져 들던 사람,  삶에 대한 희망이 전혀 없이 하루를 넘기는 것이 힘들어 하던 사람.  문제도박으로 힘들어 하는 도박중독자들과 그들로 인한 엄청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가족들, 그 어떤 커플보다도 애틋하게 서로 사랑했다는 두 사람이 어느 날 이혼을 진지하게 의논해 오고,  인생의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숨쉬기 조차 곤란을 느낀다며 자신의 결정장애를  낮은 목소리로 털어 놓던 사람,  과거 사소한 가족관계에서 생긴 마음의 생채기가 어느 사이 펄펄 끓어 오르는 화로 가득 찬 젊은이, 직장에서 있었던 따돌림과 괴롭힘으로 심한 정신적인 상해를 입게 된 엘리트 사회 초년생의 안타까움에 이르기까지  그 동안 이루어지게 된 수 많은 만남의 숫자 만큼이나  상담의 무게와 색깔은  참으로 다양했다.

 

심리상담자가 되는데는 긴 시간과 노력을 많이 쏟아야 하며 또한 오랜 실습 및 전문가의 수버비젼 그리고 심리상담사협회의 등록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한다 .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거치고도 실제  케이스 하나 하나가 그야말로 개별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배운 이론지식에 맴돌아서는 결코 상담의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을 현장 경험에서 수도 없이 깨닫게 된다. 결국 상담을 해보면 해볼수록 소위 성공적인 상담결과를 이루기  위한 가장 핵심은 클라이언트(내담자)와  상담사 간에  서로 적절한  신뢰적 인간관계 형성을  이루어 낼 수 있는가?  이것이 우선 되었을 때  바로 그 답이 있다는 생각이 훨씬 더 많이 들곤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신뢰적 관계형성을 위해  무엇보다도  그 어떠한  선입견도 최대한 배제한 채 오직 클라이언트가  풀어내 보고 싶어하는 힘든 내용의 이야기를 안전하고도 충분하게  말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는 것이야말로 만족스런 상담결과를 가져오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를 위하여 상담사는 클라이언트가  설령 주제와  다소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도 조건없는 긍정과 수용의 자세로 들을 수 있어야 하며,  온전히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만  문제를 이해하며 , 그 문제로 인하여 겪는 클라이언트의 감정적인 부분을 진솔하게 읽어갈 수 있는 높은 공감력의 요구 및 발휘에 힘쓰도록 한다.

 

이러한 경청의 과정 동안 클라이언트로부터 들은 내용을 되새김 하듯 반복하여  다시 들려 주거나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 그 함축된 의미를 알도록 힘쓰며,  대화 진행상의 이해 정도를 알기 위해  중간중간 점검식 질문을 해보는 것이 좋다. 동시에  클라이언트의 말투, 손짓, 눈빛, 속에 담겨 있는 감정까지도  읽어 낼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또 상담 중간에  적절한  타이밍에 맞추어 클라이언트가 현재 겪고 있는 상황이나 고통에서 벗어난 자신의 모습을 미리 그려볼 수 있도록 지지하는 기술도 추천하고 싶다.  

아무 것도 열심히 하려고 들지 않는이십대 초반의 아들을 둔 아버지가 들려준 실제  경청의 케이스를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맺고자 한다.

 

“ 저는 지난 5년 동안 저의 아들과 대화를 빙자한 싸움만을 수없이 반복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처음으로 싸움이 일어나지 않고 그 아들과 두시간 동안 대화를  해냈습니다.  아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 지에 대하여 혼자 신나서 말하고 있었고 저는 그것을 들었습니다.  참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아들의 이야기만을 들어 주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화교육에서 배운 질문도 실제로 직접 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은 내가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하였던 수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그 중에 으뜸! 그 것은 바로  아들 자신도 현재 문제의 핵심인  컴퓨터 중독에서 벗어 나고 싶다는 각오를 말했고 언젠가는 그렇게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너무나 놀라울 뿐이였습니다.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지금까지 무엇이 문제였었는지를…  지금까지 한번도 내 아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묻지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였다는 것을!”

 

 

 

참고; 위의 글은 제가 2019년 2월 초, NZ Koreapost에 새움터 회원 자녁으로 올린 칼럼임을 이미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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